Chapters I–II · material substances
존재자와 본질
가장 먼저 파악되는 개념에서 출발해 물질적 실체의 ‘무엇임’에 질료와 형상이 어떻게 함께 포함되는지 살핀다.
Paul
제1장
왜 ‘존재자’와 ‘본질’을 지성이 가장 먼저 파악하는 것으로 봅니까?
우리는 어떤 대상을 알 때 먼저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‘있는 것’임을 파악하고, 이어 그것이 무엇인지 묻습니다. 더 복잡한 개념은 이 기본적인 파악을 전제합니다. 그래서 작은 오류도 이후의 논증 전체를 흐리게 만드는 존재자와 본질의 뜻부터 분명히 해야 합니다.
존재자는 두 방식으로 말해집니다. 하나는 실체와 양, 질, 관계 같은 범주들 안에 놓이는 것이고, 다른 하나는 명제가 참이라는 뜻입니다. 후자의 의미에서는 결여나 부정도 ‘있다’고 말할 수 있습니다. 예를 들어 눈멂이 눈 안에 있다고 참되게 말하지만, 눈멂이 독립된 실체의 본질을 가진다는 뜻은 아닙니다.
본질은 첫째 의미의 존재자와 연결됩니다. 그것은 한 사물이 어떤 종과 류에 속하며 무엇으로 정의되는지를 말해 주는 ‘무엇임’입니다. 이 구별은 언어의 모든 명사를 실재하는 사물로 오해하지 않게 하고, 참인 명제를 말하는 것과 사물의 본성을 설명하는 일을 분리합니다.
Paul
제2장
물질적 실체의 본질을 형상 하나로 환원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입니까?
자연적 사물은 질료와 형상의 합성체입니다. 형상은 질료를 현실적인 이 종류의 사물로 만들지만, ‘인간’이나 ‘동물’의 정의는 형상만이 아니라 그 형상이 실현되는 신체적 구성까지 포함합니다. 집의 본질을 설계도만으로, 사람의 본질을 영혼만으로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.
그렇다고 질료만으로 본질을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. 질료는 형상을 받아 특정 종류의 사물이 될 가능성이며, 형상 없이 그 종을 규정하지 못합니다. 본질은 합성체 바깥에 숨어 있는 제3의 성분이 아니라 질료와 형상이 이루는 전체가 정의 가능한 방식입니다.
이 입장은 플라톤적 이데아를 개별 사물과 완전히 분리된 본질로 보는 독법과, 인간을 몸을 사용하는 영혼으로 축소하는 이원론을 함께 경계합니다. 물질적 실체에서 형상은 중심 원리이지만, 그 실체의 무엇임은 형상을 받은 질료를 배제하지 않습니다. 인간의 본질을 말할 때 몸은 우연한 용기가 아닙니다.
Paul
제2장 · materia signata
왜 ‘지정된 질료’만 개체화하며, 질료 일반은 본질 안에 포함됩니까?
인간의 정의에는 살과 뼈를 가진 몸이 포함되지만 ‘이 살과 이 뼈’는 포함되지 않습니다. 일정한 크기와 위치 아래 지정된 이 물질이 소크라테스를 다른 인간과 구별합니다. 반면 지정되지 않은 질료, 곧 인간 신체에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물질적 조건은 종의 본질에서 제거할 수 없습니다.
따라서 개체의 본질과 종의 본질은 서로 다른 두 실재가 아닙니다. 소크라테스의 무엇임은 인간의 본질에 이 개체의 지정된 물질 조건이 더해져 표현됩니다. ‘인간성’이 지정된 조건을 배제해 정확히 지시한다면 소크라테스의 한 부분처럼 술어가 되지 못하지만, ‘인간’은 전체를 비지정적으로 가리켜 소크라테스에게 술어가 됩니다.
이 세밀한 구별은 보편적 정의가 개별 존재를 지우지 않게 합니다. 학문은 공통 본질을 알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이 사람, 이 나무, 이 동물입니다. 개별성은 보편성에 붙은 결함이 아니라 물질적 실체가 현실에 존재하는 방식입니다.